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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서 1년 새 사라진 가게들의 영수증을 뜯어보니

2023년 3월, 홍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합정 방향으로 370미터 거리에 있던 A라는 가게. 월세 680만원에 보증금 5000만원. 하루 평균 손님 31명. 나는 이 숫자들을 셔츠 뒷면에 볼펜으로 메모해뒀다. 그해 가을, 그 자리는 리모델링 중이었다.

## 계산기 두드리는 단골의 고백

나는 홍대 근방에서 9년째 발품 파는 단골이다. 솔직히 말하면, 사장들이 나한테 말 안 해주는 숫자를 혼자 추정해보는 게 취미다. 메뉴 원가율, 인건비 비중, 테이블 회전율. 다 대충 눈으로 계산된다.

2023년 홍대 상권에서 문을 닫은 업소들의 공통점. 하나하나 따져보면 답은 간단하다. 그들은 '시작할 때의 렌트비 기준'으로 12개월 후의 현금 흐름을 예측하지 못했다.

합정동의 B 업소. 2022년 11월 오픈. 인테리어에만 8200만원을 투자했다. 120석 규모. 문제는 이 숫자인데, 오픈 첫 달 일평균 매출이 190만원이었다. 렌트비 530만원에 인건비 420만원. 여기에 식재료비 30%를 붙이면 적자가 확정된다. 사장은 '입소문이 터지면 달라질 거야'라고 7개월을 버텼다.

## 살아남은 곳이Петер 비밀

반대쪽도 본다. 2020년에 오픈한 C 업소. 32석. 월세 280만원. 인건비는 사장 포함 2명. 메뉴는 11개. 그게 다다. 2023년 홍대의 폭풍 속에서도 이 자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원인을 거꾸로 추적하면 명확해진다. C 업소의 사장은 오픈 전에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를 계산했다. 손님이 절반으로 줄어도 15개월은 버틸 수 있는 현금 버퍼를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홍대 합정 상권 거리 전경 상업용

## 폐업한 곳들이 놓친 것

A 업소. B 업소.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그들은 2023년이라는 해가 가진 특수성을 무시했다. 홍대 인근 셔츠룸을 포함한 유흥·주류 상권은 그해 2월부터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이건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설명이 아니다. 실제로 그해 2월 첫째 주, 합정역 500미터 반경 내 오픈 대기 중이던 업소 4곳 중 3곳이 계약을 취소했다. 나는 그 신축 공사장 현수막이 하나둘 사라지는 걸 직접 봤다.

살아남은 곳의 차별화 전략도 단순하다. '덜 벌더라도 더 오래 살아남는 구조'를 설계했다. 메뉴 수를 줄이고, 테이블 간격을 넓히고, 렌트비 비중을 전체 매출의 25% 이하로 유지했다. 이것도 감이 아니라 숫자다.

## 피해야 할 선택

내가 가장 경고하고 싶은 건 이거다. 2024년 현재 홍대·합정·마포 일대에서 새롭게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좋은 자리'라는 말에 현혹되지 마라. 좋은 자리는 곧 높은 월세다. 그리고 높은 월세는 당신의 현금 흐름을 12개월 안에 삼켜버린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더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