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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2억 받고 나간 홍대 가게, 그 실거래 내역서를 입수했다

2022년 12월,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도보 4분 거리. 한 건물주의 책상 위에 딱 17장짜리 서류가 올라가 있었다. 이전 임차인이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서 받은 권리금 실거래 신고서다. 금액은 2억 1천. 2023년 3월, 같은 공간이 공실로 나왔다. 들어간 사람은 8개월 만에 폐업. 그리고 이 서류를 쥐고 있던 건물주는 나한테 이렇게 물었다.

"야, 2억짜리 가게가 왜 망하냐?"

### 임대인은 몰랐던 것: 권리금의 속살

보통 사람들은 권리금이 높으면 그 가게의 가치가 높다고 착각한다. 거꾸로다. 내가 실무에서 본 2023년 홍대 상권 폐업 사례 중 권리금 1.5억 이상 거래된 공간의 생존율은 처참했다. 그 이유는 권리금의 구성 항목을 분해해보면 바로 드러난다.

저 2억 1천만원의 실거래 내역에는, 시설 집기 6,500만원, 바닥과 조명 공사비 4,800만원, 그리고 나머지 9,800만원이 '영업권'이라는 애매한 명목으로 붙어 있었다. 핵심은 그 영업권이다. 전 임대인 시절의 월 매출이 3,200만원 정도였는데 그걸 기준으로 산정된 금액이 인수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 거다.

그런데 이게 진짜 문제인 게, 인수자가 입점한 2023년 3월, 그 골목의 오후 5시~7시 시간대 유동 인구는 이미 2022년 동기 대비 19% 빠져 있었다. 누가 봐도 매출 3,200만원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한 조건이었던 거지. 권리금을 받고 나간 사람도, 그걸 준 사람도 '지금 이 골목의 실제 숨소리'를 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 살아남은 쪽은 '권리금 계약서'의 조항을 뜯어고쳤다

이 시장에서 살아남은 가게들을 직접 분석해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권리금 계약을 단순한 금액 협상이 아니라, '인수 리스크'를 분산하는 구조로 짰다는 거다. 내가 실제로 본 하나의 사례. 홍대 서교동 쪽의 한 업소는 권리금 1억 8천만원을 다른 방식으로 분할 지급하는 조건을 걸었다. 계약 당일에 7,000만원을 지급하고, 남은 1억 1천만원은 인수 후 6개월 동안의 월 매출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만 분할 지급하는 식이다.

이런 조건은 건물주와 새로운 임차인 사이에 대판 싸움을 부를 각오가 없으면 절대 넣을 수 없는 항목이다. 일반적인 상가 임대차 계약서의 표준 양식에는 이런 조항 자체가 없다. 그러니까 이계약은 임대인, 임차인, 양수인이 각자 변호사를 대동하고 작성한 특약으로만 가능했다.

그리고 이렇게 계약한 가게는 2023년 한 해를 버텼다. 소위 '죽은 골목'이라고 불리던 그 길에서 오히려 월 매출을 2,600만원에서 3,100만원까지 올렸다.

### 이 모든 걸 모르면 그냥임대료만 보게 된다

대부분의 폐업한 사람들이 나중에 하는 말은 비슷하다. 임대료가 너무 비쌌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이 실제로 죽은 원인을 시간 순서대로 추적해보면, 임대료는 결과일 뿐이다. 내가 수집한 2023년 홍대 폐업 사례 15개를 보면 그중 12개가 권리금 인수 시점부터 이미 사망이 예정된 케이스였다. 누군가의 화려했던 지난 매출에 세뇌당해, 지금의 유동 인구와 타깃 소비자의 변동을 외면한 대가다.

만약 지금 홍대 혹은 비슷한 상권에서 가게를 보고 있다면, 단 한 가지만 기억해라. 권리금 계약서를 받아서 그 안에 써 있는 '영업권'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너는 이미 전 주인의 과거를 사고 있는 거다. 네가 살아남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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